아시안게임에 웬 아프리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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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에 웬 아프리카 바람?

등록 : 2014.09.28 20:19
수정 : 2014.09.28 20:19

귀화선수들 육상서 금메달 3개
광저우대회땐 8개나 목에 걸어

인천아시안게임 육상 첫날 경기가 펼쳐진 27일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는 낯선 광경이 펼쳐졌다. 육상 여자 1만m 시상대 맨 꼭대기에 아프리카 태생의 선수가 서 있었다. 알리아 무함마드(20)의 가슴에는 아랍에미리트 국기가 있었지만, 그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났다. 유소년·주니어 시절에는 에티오피아 중거리 대표로 국제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2010년 국적을 바꿔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무함마드는 5000m(10월2일)에서 대회 2관왕을 노리고 있다.

카타르·바레인·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의 아랍 국가들은 2000년대 이후 ‘오일 머니’를 앞세워 스포츠 ‘용병’을 수입해왔다. 2010년 광저우 대회 때는 아프리카 태생의 귀화 선수들이 총 8개의 금메달을 가져갔다. 남자 5000m, 1만m에 걸린 6개 메달을 싹쓸이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5000m를 휩쓸었다. 무함마드 가니(카타르)가 13분26초13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알레무 베켈레 게브레(13분27초98), 앨버트 키비치 롭(13분28초08·이상 바레인)이 2, 3위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이들은 각각 모로코(가니), 에티오피아(게브레), 케냐(롭) 출신이다. 같은 종목에서 4위를 기록한 아부바케르 알리 카말(카타르)도 수단 태생이다.

여자 3000m 장애물달리기 대회 신기록(9분31초36)으로 우승한 루스 제벳(바레인·케냐 출신)까지 합해 육상 첫날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이 가져간 금메달은 3개. 제벳은 대회 기록을 24초나 앞당기고도 경기 도중 주로를 이탈했다는 이유로 시상식 직전에 실격 처리됐다가 밤사이 판정이 번복되면서 금메달을 되찾기도 했다. 메달을 딴 소감은 태어난 곳과 무관했다. 1만m 우승자 무함마드는 “내 생애 최고의 날”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인천/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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